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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경상권

주인공은 아니지만 역사 속 등장인물이 될 수 있는 곳, 창원 해양드라마세트장

창원 추천여행/가볼만한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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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드라마세트장>

소재지 :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석곡리 산183-2


입장료 : 무료

관람시간 : 09:00 ~ 18:00 ※동계(11월~2월) 17:00까지







오늘 소개드릴 곳은 경남 창원시에 위치한 해양드라마세트장입니다. 우리나라 곳곳에 드라마 또는 영화세트장이 많지만, 대부분 조선시대 혹은 근현대를 배경으로 한 세트장과는 다르게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창원의 해양드라마세트장은 가야시대를 테마로 하여 재현해 놓은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촬영된 영화나 드라마 모두가 가야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아닙니다. 현재까지도 한옥마을이 남아있듯, 고려·조선시대에도 이런 가야풍의 마을이 존재했을지도 모르지요.





드라마 <김수로>의 촬영을 시작으로 이곳에서는 아주 많은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가 되었습니다. <근초고왕>, <무사 백동수>, <공주의 남자>, <신의>, <대왕의 꿈>, <기황후>, <조선총잡이>, <빛나거나 미치거나>, <조선미녀삼총사>, <역적>, <화랑>, <육룡이 나르샤> 등 수많은 작품들의 장면을 담당한 곳이 바로 이곳이지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가을 여행주간의 홍보포스터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을, 탁 떠나는거야."라는 문구처럼 가을은 유난히 어디론가 떠나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지요. 높은 가을하늘과 드넓은 바다, 단풍과 가을꽃들로 꽃단장한 어딘가가 그곳을 찾아올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을테니 말입니다.






이 곳, 창원 해양드라마세트장만의 매력이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해양드라마세트장이 바닷가에 위치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시대에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가야시대, 그리고 이후 통일신라시대와 고려시대까지의 한적한 바닷가의 어촌마을이 있었다면 이 모습과 유사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어찌되었건 창원 해양드라마세트장의 첫인상은 매우 이색적이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다른 시대에 와있는듯 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전통마을을 경험해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이곳의 집들은 전혀 이 익지가 않습니다. 전통마을처럼 오랜 시간 보존되어 내려온 것이 아니라, 그 시대를 일부 재현해 놓은 것에 불과하지만 이렇게라도 그 때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새롭습니다. 조선시대보다 그 이전, 또 그 이전 시대의 것이니까요.





우리나라 역사에서 찾아보면 가야는 삼국시대에 낙동강 일대에 존재했었던 국가입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 이 삼국[三國]처럼 고대국가로는 성장하지 못하였지만, 그들은 그들끼리 뭉친 연맹을 통해 부족장이나 군장들이 일대를 다스렸습니다. 참고로 고대국가란 왕을 중심으로 한 중앙 집권체제가 마련된 국가체계를 말합니다.





그 때가 지금으로부터 1,500년 이상이 더 흘렀습니다. 이곳, 해양드라마세트장에서는 1500년보다 더 이전의 먼 과거에 존재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하였는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습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말입니다.





평일 오전, 개방시간에 맞춰 가장 먼저 입장한 줄 알고 있었는데, 먼저 온 손님이 있었습니다. 이른 시간, 아무도 없는 마을을 제집처럼 떡하니 돌아하니는 방문객의 모습에 고양이 한마리가 호기심이 생긴 듯 합니다. 멀뚱멀뚱 마냥 쳐다보고만 있는 냥이의 모습이 귀엽기만 했습니다.





가야는 낙동강 일대의 곡창지대로 농사가 발달한 풍요로운 국가였습니다. 특히 철이 유명했던 나라이지요. 게다가 품질이 좋은 철을 생산해 중국, 일본, 신라, 백제 등과 다양한 교류를 하기도 했습니다. 품질이 좋은 철이 많이 나고, 철을 다루는 장인들도 솜씨 좋은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가야의 대표적인 수출품이었던 철기를 만들던 곳이 바로 '야철장'입니다. 광부들이 채집했을 철광석들을 제련하던 용도로 사용된 야철장이 해양드라마세트장에 조성된 마을에서 가장 처음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지요.






야철장 안으로도 관람이 가능합니다. 야철장 내부에서는 그 당시의 제련장인들이 사용했을 법한 도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야철장의 모습은 인상적입니다. 왠지 철을 녹이던 화로의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고 철을 두드리는 소리가 귓가로 들려오는 듯한 느낌입니다.






유난히도 구름이 멋지던 하늘 아래에서 해양드라마세트장에 재현된 마을을 구석구석 살펴봅니다. 과거를 그대로 재현해 놓은 마을은 작은 부분 하나까지도 세세하게 신경쓴 듯 한 모습입니다.





단지 재현해 놓은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 마을에 사람이 살았었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 같았습니다. 물론, 현대인들이 이 곳에서 살았다고 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겠지만, 사극 드라마 혹은 영화 속에서만 보던 옛마을을 직접 걸어다니는 것이 신기하여 이것저것, 구석구석 살펴보게 되더군요.






마을을 살피며 걷다보면 마을 가장 안쪽에 위치한 큰 건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김해관'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목조건물은 드라마 <김수로>의 주요 촬영장소였다고 하더군요. 등장인물들의 회의 장소, 침실로 사용되던 건물이라고 합니다. 땅이 아닌 바닷물이 닿는 곳에 지어진 것이 아주 특이했습니다.






건물 입구에 마련된 포토존을 찰칵 찍고 건물 내부로 들어가 봅니다. 건물 안쪽에는 드라마 혹은 영화의 소품으로 사용되었을 법한 다양한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 옛날, 실제로 사용했을 것 같은 다양한 물건들은 뭔가 고풍스러운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해관 건물 바로 뒤로는 선착장이 있습니다. 정면으로는 마을과 연결되어 있고, 뒤로는 바다와 연결되어 있는 이 건물은 참 특별한 것 같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 해양드라마세트장이 한적한 바다에 위치한 점이 더욱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창원 도심에서도 꽤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옛마을의 테마를 더욱 실감나게 하는 곳입니다.







선착장에는 배도 묶여 있습니다.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선박 역시 가야풍의 범선의 모습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선착장과 선박의 모습에 실제 옛날 포구의 모습도 이와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해관과 선착장을 다 둘러보고 나오면 마을의 저잣거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던데, 오늘은 장이 열리지는 않았는지 저잣거리가 조용합니다. 드라마 속에서 웅성웅성 사람들이 북적이던 장소를 떠올리게 하는 해양드라마세트장의 저잣거리를 돌아다니며, 그 시대의 시장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습니다.





죽세공품, 도자기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팔던 곳부터





드라마 소품들로 사용했을 것 같은

다양한 종류의 무기들,

이곳은 대장간이었을까요.





여긴 드라마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옷감을 팔던 포목점인듯 합니다.





"주모, 여기 국밥 한그릇!"

명대사(?)가 자주 나오는 주막처럼 보이는 곳도 있습니다.





망태기가 걸려있는 것을 보아하니, 이 곳은 약초꾼이 살던 집인듯 합니다.





높은 신분을 가진 사람이 탔을 법한 마차부터 이제는 시골에서도 쉬이 보기 힘든 가마솥까지

하나하나가 놓치면 아쉬울 것들 투성입니다.







혼자 제멋대로 상상하다보니 어느새 마을을 다 둘러보았습니다. 빨리 둘러보기 위해 지나치려해도 발걸음을 붙잡는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물건들과 옛날 양식으로 지어진 마을을 체험하는 것은 재밌고, 유익했습니다. 아이들의 역사체험을 위한 여행지로도 안성맞춤인 곳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그 시대에 사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하는 해양드라마세트장에서 그 옛날의 생활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교과서에서 글과 사진으로만 보던 역사를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좋은 체험장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해양드라마세트장 옆으로는 산책하기 좋은 '파도소리길'이 있습니다. 드넓은 남해바다가 보이는 천혜의 해안절경을 보며 잘 조성된 길을 걸을 수 있는 해안산책로입니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가 높게 뻗은 산책로 중간중간에서는 가을이 물들인 형형색색의 단풍들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산책로 입구에서는 해양드라마세트장에 재현된 마을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드넓은 바다가 보이는 곳에 자리잡은 한적한 옛 항구마을의 모습은 이색적인 분위기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습니다. 앞에서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을 했던가요. 가을에 방문한 해양드라마세트장의 모습은 장날이었습니다. 가을의 고독한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마을의 모습, 가을하늘에 둥실 떠다니는 구름, 잔잔한 가을바다의 물결이 어우러져 더욱 멋진 날이 아니었나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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